울아버지의 수염뽀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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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아버지의 수염뽀뽀
  • 오명하 기자
  • 승인 2022.11.30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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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오명하 편집장(광남일보 드론산업연구원 원장)
사진 = 오명하 편집장(광남일보 드론산업연구원 원장)

[코리아안전뉴스] 오명하 기자 = 자전거가 집 양철 대문짝을 꽝 하고 들어 온다.
울옴마가 니 애비 들어 오신다 한다. 얼른 이불속으로 다 들어 가라 하신다,
우리 3형제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자는 척을 하고 있다.
그때 우리 아부지께선 술한잔 얼큰하게 하시고 자전거를 마당에 세워놓고 찬찬히 토방을 올라 오시고 신발을 벗고 마당한켠 샘물(수동펌프질 하는) 세숫대야에 물 떠놓고 발을 씻고 방으로 들어 오신다.
그야말로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 오시는 우리 아부지의 집 보금자리로 귀환 하는 모습 이기도 하다. 
방으로 들어 오셔서 젤먼저 울엄마 한데 먼저 앵기 신다,
울엄마 술잡순 아버지 바쳐 들으실나 방 한가운데 쓰러져 자동 넘어지신다.
그때다,
우리 아부지 바로 자식셋을 번갈아가며 턱수염 뾰족하게 (면도도 하질 않은채) 그 수염 그대로 3형제 아들들 한데 부비부비 계속 문지르시고 다니신다,
우린 잠도 안자고 그 뾰쪽한 수염에 우리 아부지 계속 문지르는 바람에 피하지도 못하고 계속 적인 저녁에 고문아닌 수염고문을 당하고 저녁을 보낸다.
이렇게 수염고문을 한두번 겪는것도 아닌 우리 아부지 술만 드시고 들어오는 날이면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의식 행위다.
알고보니 우리 아부지의 저녁마다 이 수염고문 의식행위는 우리 아부지의 속깊은 "자식 사랑방식"이 었다.
내가 우리 두 사내 새끼들을 키워보니 나도 모르게 우리 아부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 두 사내녀석들 한데 수염을 비비는 고문을 그대로 하고 있지 않은가!
이  찐한 수염을 비비는 모습 이야말로 우리 아부지가 사랑표현을 이런식으로 표현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 참으로 신기 하기도 하다.
어릴때는 공부 하라고, 책 큰소리로 읽으라고 하시던 우리 아부지 사랑표현이 수염으로 얼굴에 부비부비 하신 것이 그 찐한 사랑표현!
지금 이순간 왜? 이리 그 수염 얼굴에 비벼주는 것을 한번만 더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 간절 할까!
내 국민학교 4학년때 우리 아부지가 점심시간에 카스테라 빵하나를 교문밖에서 넘겨준 그때가 가끔가끔씩 생각이 마니 날꺼나?
국민학교 4학년때 칭구들이 그렇게 부러워했던 울아부지와의 끈끈한 부자간의 행복 했던 그 시절....
이밤에 아부지를 그리며,


22년 11월 30일 2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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